[국제노동안전동향]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도요타 노동자’
오재현 기자 09-03-25
‘절망의 자동차 공장’으로 불리는 일본의 자동차 회사 도요타 공장의 노동자들이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의 언론인 카마타 사토시는 지난 2004년 7월2일 도요타 본사를 방문해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최근 그 내용이 번역돼 인터넷에 공개됐다.
카마타씨는 “나의 오랜 친구들과 대화하던 중 2004년 3월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 들었다”며 “33세의 개발부 노동자는 프레스기에 압착돼 사망했다”고 밝혔다. 도요타의 임시직 노동자 출신인 그는 ‘절망의 자동차 공장, 임시직 노동자의 일기’라는 책의 저자로 유명하다. 책은 지난 95년에 국내에도 소개됐다.
그는 “지난 10년간 도요타 노동자의 우울증이 심각하게 증가했다”며 “사망한 노동자는 과로와 우울증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요타 노동자의 정신건강 문제는 오래된 문제다. 지난 2003년 11월27일 도요타 내 노무관리회의 보고서는 “정신질환 발생율이 높은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조도 정신질환 예방대책을 마련하고 정신질환으로 병가를 떠난 노동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을 요구했다. 하지만 개선 속도가 더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카마타씨는 “회사의 유일한 목표는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노동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자살률을 감소시킬 수 있는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도요타는 노동 현장에 위기의식을 퍼뜨리고 있는데 그 목적은 임금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도요타의 노동자들은 ‘닛산자동차가 우리를 따라잡고 있고, 미국시장 진출을 해야 하는데 GM은 너무 강력하다’는 관리자들의 똑같은 이야기를 매일 듣고 있다고 한다.
다음달 28일은 세계 산업안전보건의 날
국제노동기구(ILO)가 다음달 28일 ‘세계 산업안전보건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
ILO는 지난 2003년부터 매년 4월 28일을 세계 산업안전보건의 날로 지정해 산재예방을 위한 노사정 협력을 강조해 왔다.
올해 행사에서는 산재노동자에 대한 추모행사뿐 아니라 ‘산업안전보건 서울선언서’ 취지 확산과 안전보건과 관련된 각종 활동이 소개된다.
2005년 ILO가 발표한 산재 피해현황에 따르면 매년 산업재해는 2억 7천만 건이 발생하고, 약 220만명의 노동자가 직업성 질병과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제적 측면의 손실 비용은 세계 각국 평균 국내총생산(GDP)의 4%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산업재해 사망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저개발 국가를 감안하면 산업현장의 사망자 수와 경제적·정신적 피해는 더욱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산업안전보건의 날은 산재사망자 추모와 산업현장의 안전과 보건을 위해 지난 96년 4월 28일 국제연합에서 각계 노동조합 대표자들이 촛불을 켜고 순직 노동자에 대한 분향을 했던 ‘산재노동자 추모의 날’에서 비롯됐다.
영국, 직업성 스트레스 집중 예방
영국 안전보건청(HSE)이 직업성 스트레스 예방 활동을 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HSE는 24일 “직업성 스트레스 예방을 위해 사용자와 노동자가 실행할 수 있는 대책을 인터넷에 제공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HSE는 사업장 구성원에게 뉴스레터·연구자료·사례연구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캠페인도 실시하고 있다.
임직원 9천명인 영국의 전력업체 스코티쉬 파워는 지난 2005년부터 영국의 직업성 스트레스 관리기준을 적용해 왔다. 효과적인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각 부서별로 HSE의 주요 지표을 통한 온라인 스트레스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부서별로 스트레스와 관련한 결근 데이터를 비교·조사했다. 그 결과 결근율이 11% 이상 감소했고, 회사 내부 안전보건 전문가들은 3개년 계획을 수립해 외부 전문가의 도움 없이 지속적인 스트레스 관리를 실시하기로 했다.
HSE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직업성 스트레스로 연간 1천400만일의 근로손실일수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약 37억파운드(원화 6조5천억원)에 달한다. 영국에서 직업성 스트레스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노동자도 약 53만명에 이른다.
*자료제공=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국제협력팀, 노동안전보건교육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