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도 매연으로 폐질환 걸렸다면 ‘산재’
서울행정법원 “오토바이 순찰근무로 질환 악화” 인정
김미영 기자/매일노동뉴스
오랫동안 담배를 피운 사람이라 하더라도 매연에 노출된 업무를 보다가 폐질환에 걸렸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줘야한다는 이례적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흡연자의 폐질환 경우 업무 상 인과관계가 인정되기 힘든 가운데 나온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29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신동승 부장판사)는 송유관로 시설점검 및 순찰업무 시행업체에서 일하다가 숨진 김아무개 씨의 아내가 “매연 노출에 따른 폐질환 악화로 사망한 만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숨진 김씨가 자택에서 출근준비중 쓰러져 사망했으나 오토바이 순찰근무에 따른 매연 등에 직접적인 노출과 혹한기에도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해야 하는 열악한 근무환경이 김씨의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흡연이 폐쇄성 폐질환의 주요 발병원인이긴 하지만 자동차매연에 최소 5년이상 상시 노출되는 경우도 폐질환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매일 오토바이를 타고 100㎞ 이상의 순찰근무를 해 폐질환이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1999년부터 오토바이를 타고 송유관로 순찰업무를 해 오던 중 2005년 1월 집에서 출근을 준비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만성 폐쇄성 폐질환 및 폐감염으로 사망했다. 근로복지공단은 김씨가 폐질환의 주요 발병원인 중 하나인 흡연을 계속 해 왔고, 입사 전부터 폐질환이 있었다는 이유를 들어 업무 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았다.
2007년01월30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