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광양서 직업성 암 의심 11명 발생
2005년 이후 4명 산재승인, 4명 조사 중…3명은 불승인

김미영 기자/매일노동뉴스

여수·광양산단에서 지난 2005년 이후 지금까지 2년동안 백혈병 등 암에 걸린 비정규직 노동자는 11명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4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 승인을 받았으며, 4명은 조사가 진행 중이다. 그리고 나머지 3명은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4명은 벌써 숨을 거뒀으며, 또 이미 간암으로 숨진 2명의 노동자가 업무 상 질병으로 보상을 요구할 예정이다.

여수·광양산단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업성 암 발병은 해가 거듭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5년 건설 비정규직 가운데 처음으로 직업성 암 판정을 받은 박아무개씨는 광양과 여수지역 건설현장에서 제관공으로 20여년동안 일하다 급성골수구성 백혈병이 발병해 끝내 지난해 숨을 거뒀다. 이후 그해 9월에는 여수산단에서 12년여 동안 용접 등 건설노동자로 일해 온 최아무개씨가 급성림프모구성 백혈병에 진단을 받아 산재로 인정받았다. 이어 10월에는 여수·광양지역 석유화학 회사에서 일하다 폐암을 앓았던 건설노동자와 협력업체 노동자가 잇따라 산재 승인을 받았다.

올해 들어서는 1월에만 3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각각 백혈병과 간암, 갑상선암으로 산재신청을 접수했다. 또, 이미 지난 1월 간암으로 사망한 2명의 비정규직 제관공들의 유족들도 산재신청을 준비 중에 있다.

그러나 이들 비정규직들은 단 한차례도 특수건강검진이나 작업환경 측정 등의 대상이 된 적이 없다. 산업안전보건법에는 분진·소음 사업장이나 벤젠·톨루엔 등 특수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는 특수건강검진을 받게 돼 있지만 원청이나 하청회사 모두 검진비 부담을 우려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특수건강검진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이들 대부분은 여수·광양산단의 시설을 정비·보수하는 건설노동자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여수·광양산단의 시설이 노후화될수록 이들이 무방비적으로 유해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2007년02월22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