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8일
메탄올–수은중독, 후진국형 산업재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신동호: 최근 부천 그리고 인천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메탄올 중독사고 때문에 시력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들 모두가 20대 청년 노동자라서 그 안타까움이 더 했습니다. 하청공장에서 일하던 중에 이런 일을 겪었는데요, 문제는 피해자들이 정작 자신들이 만지고 있는 화학약품이 독성물질이라는 것도 모르고 일을 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례를 대표적인 후진국형 산업재해로 바라보고 있는데 문제는 이런 사례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노동건강연대 이상윤 대표님 이십니다.
신동호: 메탄올이 이렇게 시력을 상실하게 할 만큼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만큼 특별히 위험한 물질입니까 어떻습니까
이상윤: 메탄올은 사실 일반인들도 잘 아는 물질이죠. 흔히 공업용 알콜이라고 알려져 있는 물질인데 굉장히 오래된 물질이고 유해물질은 맞지만 관리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서.
신동호: 게다가 이것이 관리가 까다로운 신종화학물질은 아니잖아요, 그렇죠?
이상윤: 그렇죠. 굉장히 오래전부터 쓰이던. 그리고 우리가 화학 실험시간이나 이럴때 중고등학교 실험실에서도 쓰이는 물질이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동호: 자, 그렇다면 관리가 그렇게 특별히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새로운 물질도 아닌데 이런 사건이 생기게 된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이상윤: 시스템에 굉장히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적 사건인데요. 아주 기본적인 안전조치 조차 안 한거죠. 근데 이와 같이 기본적인 안전조치 조차 안 한 것이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첫 번째는 이 노동자가 전부 다 불법파견 노동자라는 거죠, 그러다보니까 사업주가 누가 우리사업장에 와서 무는 일을 하는지 조차도 잘 모르더라구요.
신동호: 아 그럼 인력과 그들의 업무 자체에 대해서 파악이 안 되어있다?
이상윤: 전혀요. 오늘 일하다가 어떤분들이 그만두면 다음에 또 인력 파견업체가 누군가를 또 파견하고 그러니까 인력관리가 전혀 안 된 거죠. 그리고 두 번째는 그분들 입장에서도 한 6개월정도 일하다가 또 따른 업체로 가고 그러니까 내 사업장에서 무슨 물질을 쓰는지 조차 관심도 없었고. 이런 시스템 내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동호: 구조적인 문제를 두 가지를 말씀해주셨는데 인력관리 소홀 측면은 그렇다 하더라도 글쎄요, 사전에 하루를 일한다 하더라도 유해물질을 다루게되면 이 유해물질의 독성이라던가 관리방법 그리고 피해 우려 상황에 대한 교육은 필요한 것 아닌가요 ? 이게 전혀 현장에서는 안 되고 있습니까?
이상윤: 법적으로는 하게 되어있죠. 근데 법은 완전히 유야무야 된 것 이구요, 실제 이번에 확인해보니까 전혀 아무런 교육도, 정보제공도 없었고, 심지어는 환기시설이라든지 보호구 지급이라던지 안전조치 조차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동호: 이렇게 특별관리물질에 대해서 안전교육이라던가 관리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통풍장치도 안 되어있다. 이런 경우에는 처벌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상윤: 지금 현재 시스템 내에서 처벌은 과태료 정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근데 과태료 수준이 몇 백만원 수준이기에.
신동호: 기업주로서는 이게 그렇게 큰 부담이 없는거군요
이상윤: 그렇죠, 차라리 과태료 맞고 그대로 일하는 게 낫다 그런거죠. 사실 불법이 횡행하고 있는거죠
신동호: 사실 유해물질의 경우에 저강도로 오래 노출되는 경우는 있었습니다만 이렇게 급작스럽게 노출돼서 실명에까지 이르는 사고 이게 사실은 선진국에서 찾기 힘든 사례 아닙니까?
이상윤: 굉장히 부끄러운 사례죠. 사실 국제사회 GDP규모로 12이 11위 되는 한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국제사회에 알려진다면 굉장히 부끄러운 그런 사고구요. 경제수준이 훨씬 떨어지는 베트남이나 이런 동남아시아 제조업 …핸드폰 부품 생산이 특히 삼성전자 같은 경우는 베트남에서 생산이 많이 되고 있는데, 베트남에서도 이런 사례가 있었는지 저희가 확인을 해봤는데 전혀 없다고 합니다. 베트남보다도 못한 사고가 발생한거죠
신동호: 참 우리 사회에서 왜 이런 구멍이 나있는지 참 안타까운데요. 이번에 그 원청업체기업들을 상대로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고 들었습니다. 질의서 내용은 어떤것들을 담고 있습니까?
이상윤: 저희가 가진 문제의식은 아까 말씀드렸지만 첫 번째 문제는 불법파견문제이지만, 두 번째 문제는 대기업의 하청업체에 대한 원가 후려치기, 흔히 갑질 이라고 하는 문제가 여기에 개입되어 있다고 보는겁니다.
신동호: 예. 불공정 거래가 있었다는 말씀이군요.
이상윤: 그렇죠. 사실은 원가에 못미치는 단가에 계약하다보니, 이 기계 원래는 메탄올이 아니라 에탄올을 쓰게 되었있는 기계거든요. 에탄올은 이제 우리가 마시는 술에 들어가 있는 알콜인데 이거는 상대적으로 유해성이 덜한거죠.
신동호: 음용가능 물질이구요
이상윤: 그렇죠. 근데 그 사업장 입장에서 메탄올을 쓴거는 메탄올이 에탄올에 비해 3분의 1 정도가 싸거든요.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서 더 유독한 물질을 사용한 것이고, 그래서 이 사건이 발생한 것인데 업체 입장에서는 유독한 물질로 바꾼 이유는 대기업이 원가를 후려치니까 그거에 맞추기 위해서는 이 물질밖에 쓸 수 없었다.
신동호: 에탄올을 써서는 도저히 경영이 안 된다는 거죠.
이상윤: 예 도저히 수지타산이 안 맞는거죠. 그래서 저희가 대기업에 요구한거는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느냐 이에 대한 책임이 당신들한테 있는 것 아니냐, 법적인 책임까지는 없겠지만 사회적 책임을 느껴라 라는 공개질의를 한거죠
신동호: 그러면 답변은 들었습니까?
이상윤: 네 답변은 왔는데요. 이 발생한 하청업체가 3차 하청업체인데요 대기업의 1차 하청 업체는 아니고, 1차 하청업체까지는 신경을 쓰겠다. 근데 3차 하청업체까지는 힘들다. 그런 점들을 고려해달라 이런 답변을 받았습니다.
신동호: 시스템적으로 구조의 문제를 많이 지적하셨는데 2차, 3차까지 내려가면 원청업체에서 실질적으로 통제하기가 어렵다는 부분, 이 부분이 역시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가될테구요 이런 사고가 재발되지 말라는 법이 없는거군요
이상윤: 그렇죠.다른 것보다 문제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이 안 되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부족하다보니 이런 문제들은 계속, 메탄올이 아니더라도 계속 비슷한 유해물질들에 의한 중독사건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큰 문제죠
신동호: 예 ,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이상윤: 예 , 고맙습니다.
신동호: 예 , 지금까지 노동건강연대 이상윤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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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청년 4명 메틸알콜 실명, 파견노동의 덫인가 시스템의 부재인가 http://laborhealth.or.kr/action/4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