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석면대책 수립 의지 있나?”
한-일 노동건강단체 공동성명 … ‘건설노동자 석면폐암 산재 인정’ 촉구
구은회 기자/매일노동뉴스
한국과 일본의 노동건강단체들이 여수산단에서 일하다 폐암에 걸린 이재빈 씨의 산재인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일본의 석면대책전국연락회의, 중피종・아스베스트질환 환자와 가족 모임과 한국의 민주노총,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환경운동연합 등 19개 단체는 30일 공동 성명을 내고 “한국정부는 건설노동자에 대한 석면 종합 대책을 수립하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 단체는 석면 소비에 있어서 세계 10위인 한국의 경우 소비된 석면의 85% 가까이가 건설현장에서 사용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국의 건설노동자는 실제 건축 현장뿐 아니라, 지하철 현장, 조선업 현장에서 석면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음에도 석면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석면포를 뒤집어쓰고 쪽잠을 자기도 하고, 보호 장구도 없이 일해 왔다”며 “일용직 고용이라는 단기 고용구조 속에 건강검진을 비롯한 제반 노동보호제도에서 소외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석면 관련 질병의 산재 인정에 인색한 한국정부에 대해 “한국 정부가 고용기록이나 작업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건설 노동자의 산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석면의 85% 이상이 사용된 건설현장에서 산재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건설노동자가 과연 얼마나 되겠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한국정부는 석면사용을 권장하면서도 작업환경 측정, 건강검진, 석면관리 수첩 발급 등 질병예방을 위한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건설현장과 건설노동자를 방치 해 왔다”며 “ILO 국제 석면 협약 가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도 실제 석면으로 인한 폐암 발생 건설노동자의 산재 승인을 외면하고 있는 한국정부의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재빈 노동자에 대한 산재승인 여부는 한국정부가 공표하고 있는 석면 관련한 종합 대책 수립의 실질적인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며 “이씨의 산재를 승인하고, 가장 심각하게 석면에 노출되어 있는 건설노동자들에 대한 석면종합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2007년05월31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