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국타이어 돌연사’ 늑장대처 논란
사망보도 후 한달새 4명 사망, 지도감독 소홀 의혹
매일노동뉴스 김미영기자
노동부는 지난 1일부터 ‘한국타이어 특별대책반’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원인조사와 대책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언론보도 이후인 지난 9월 한달동안만 무려 4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노동부의 늑장대응이 오히려 사태를 더 키웠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역신문인 <대전일보>의 최초 보도에 이어 지난 8월 <매일노동뉴스>는 민주노동당 대전지역위원회의 제보를 통해 “한국타이어에서 6명의 노동자가 심장마비로 돌연사하는 등 8명의 노동자가 잇따라 숨졌다”며 유해한 작업환경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언론보도 이후에도 한국타이어에서는 심장마비로 1명, 암으로 3명의 노동자가 잇따라 사망했다. 지난 9월2일 생산관리팀 권아무개(44)씨가 급성심장마비로 숨지고 6일 후에는 같은팀 안아무개(51)씨가 뇌수막종양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사흘 뒤인 9월12일에는 LTR sub팀 최아무개(47)가 폐암으로, 9월29일에는 PCR1 sub팀 허아무개(47)씨가 식도암으로 사망했다.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권씨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지난해와 올해 사이 암으로 판정받고 요양기간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사망한 경우에 해당한다. 또, 금산공장 품질관리팀 소속 이아무개(44)씨가 지난 8월부터 급성뇌출혈로 충남대병원에 입원 중에 있어 또다른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사업장에 지도감독의 책임이 있는 대전지방노동청은 언론보도가 나간 이후에서야 부랴부랴 자체 상황파악에 들어갔으며, 노동부는 지난달에서야 한국안전공단에 역학조사를 요청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 사이 한국타이어 작업환경에 대한 조사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실시한 안전점검이 유일하며, 이마저도 구체적인 내용과 결과는 밝히고 있지 않고 있어 유족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때문에 노동계 일각에서는 “한국타이어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는데는 지도감독과 초기대응을 소홀하게 한 노동당국에도 책임이 있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2007년11월12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