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산재사망, 노동청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라”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현안 사업장 문제 해결 촉구 집회
천윤미 미디어충청 기자 moduma@jinbo.net / 2007년12월06일 15시10분
“한국타이어 민관합동 역학조사 실시와 지역 현안사업장 문제 해결 요구”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소속 조합원들과 ‘한국타이어 유가족대책위'(유가족대책위)는 5일 대전 노동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집회에서 “노동청은 한국타이어 집단 산재사망에 관한 민관합동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지역 현안사업장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노동청장 면담을 위해 노동청을 방문했다. 그러나 노동청장이 자리를 비워 면담이 성사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노동청이 빠른 시일 안에 면담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오는 15일, 다시 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청은 직무유기, 한국타이어는 믿을 수 없는 역학조사 발표,
ASA·콜텍·케이엘테크는 교섭조차 없어”
이 집회에서 조민제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지부장은 “노동자들이 쓰던 공구들이 녹이 스는 동안 노동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며 “노동자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는 사측을 방치하고 있는 노동부는 직무유기죄”라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또 “노동청의 적극적인 중재로 대화와 교섭의 장이 열려야만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조호영 유가족대책위 대표는 “한국타이어 자본은 돌연사에 대한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유가족대책위를 매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30일 ‘한국타이어 사망근로자 직무연관성 조사보고회’에서 사망 원인을 발표한 오장균 을지대병원 산업의학과 교수는 한국타이어에 밀착된 병원 교수로 이번 역학조사 발표는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조사보고회에서는 말 그대로 조사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만 있었을 뿐, 유가족조차도 구체적인 내용을 모른다”며 “민관합동 역학조사를 통해 사망원인에 대한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길준영 금속노조 ASA지회 지회장은 “어제 (주)ASA와 장시간 교섭을 했지만 언제나처럼 그들은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하며, “두 달 동안 문창규 대표이사가 회사에 나오지도 않고 단체교섭도 성실하게 진행하지 않는 것은 한국타이어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ASA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한국타이어가 실질적인 경영권과 인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타이어가 교섭을 거부하면 회사가 따른다”는 것이 길준영 지회장의 설명이다. 이어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조차 무시되고 있는 (주)ASA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7개월째 위장폐업 철회 투쟁을 하고 있는 백남균 금속노조 콜텍지회 부지부장은 “우리는 살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며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는 끝까지 갈 것이고, 노사관계가 이미 끝난 상태라며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는 사측에게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함께 끝까지 투쟁하자”고 당부했다.
(주)콜텍은 직원 전환배치 문제로 노사 분규가 야기되었으며, 지난 7월 3일 사측이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 10월 26일, 충남지방노동위가 (주)콜텍이 정리해고 한 83명의 직원들을 원직 복귀시키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사측은 여전히 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콜텍지회는 현재 44명의 노조원들이 농성중이며 4명씩 조를 짜 철야 농성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용역직원 200여 명을 동원해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을 공장 밖으로 밀어 냈던 (주)케이엘테크 역시 노사간 대화와 교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성용 케이엘테크지회 부지회장은 “노동자는 회사를 살리려고 노력하는데 회사는 어떻게 하면 노동자를 탄압해서 더 배를 불릴까를 고민 중”이라며 “우리가 한 발 물러섬 없이 투쟁해야만 투기자본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5일, 현안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해 다시 투쟁 할 것”
집회를 하고 있는 동안 노동청장 면담을 위해 노동청으로 들어갔던 대표자들이 3시경에 나왔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부지부장과 조직부장, 콜텍지회, ASA지회, 케이엘테크지회의 대표자로 구성된 5인의 대표자들은 “지역 현안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노동부의 말은 하나도 와 닿지 않는다”며, “오늘 노동청장이 없어 면담을 하지 못했지만 빠른 시일 안에 면담 일정을 잡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는 15일 충청지역 현안사업장 해결을 위한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다짐 하며 집회를 마무리 했다.
한편, 노동청장 과의 면담이 무산된 것에 대해 성세경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조직부장은 “4일 저녁 노동청장과 약속을 잡았지만 오늘 오전 노동청장이 일정변경을 이유로 면담일정을 미룬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