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노동자 폐질환, 은행원보다 2배 높아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지하철역 내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오염된 공기에 자주 노출돼 폐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2배 가까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 이대동대문병원 영상의학과 심성신 교수팀에 따르면 지하철 노동자의 절반 가까이가 폐결절을 앓고 있는 등 이들의 폐질환이 심각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심 교수팀이 발표한 ‘지하철역내 근무자의 폐영상으로 본 폐질환’ 심 교수팀은 2004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20개월 동안 지하철역내에서 일하는 노동자 1천91명의 건강검진기록을 추적한 결과 지하철 노동자의 42.9%(468명)에서 폐결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는 은행 사무직 근로자의 397명 중 93명(23.4%)에서 폐결절이 발견된 것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또한 일인당 폐결절 수도 지하철 근로자(1.5개)가 은행 사무직 근로자(0.9개)보다 많았다. 폐결절은 폐 내부에 생기는 지름 5mm 이하의 딱딱한 덩어리로 폐암의 초기단계일 수 있다. 결절이 커지면 기관지가 막히면서 폐렴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심상신 교수팀은 “지하철 공기 중에 오존, 휘발성 유기화합물, 라돈, 석면, 등이 포함돼 있어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이런 공기오염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은 처음 공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하철역 내 노동자는 폐질환 가능성이 높은 만큼 최소 1년에 한 번 폐 CT검진을 받도록 하고, 결절이 발견되면 후속 검사를 통해 악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