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 노사 지하철 석면 공방 가열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서울메트로 노사가 지하철 석면 노출로 인한 건강문제를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측은 “석면 노출 수준이 기준치 이하이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는 “석면 노출 자체가 건강에 이상을 줄 수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16일 서울메트로 김상돈 사장은 “방배역 등 17개 석면특별관리역사에 대해 매월 1회 공기 중 석면농도를 측정한 결과 모두 기준치 이하거나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최근 창의혁신 기본방침(경영혁신 프로그램)을 추진하자 노조측에서 이를 분쇄하기 위해 투쟁전략의 일환으로 석면문제를 과장·왜곡하며 회사를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메트로측의 설명에 따르면 지하철 1~4호선 건설당시 총 117개 역 277개소에서 단열재와 흡음재 용도로 마감재·전동차 브레이크·닥트 연결이음매 등에 석면이 사용됐다. 특히 석면노출 위험이 있는 것으로 분류된 17개 역사에 대해 공기 중 노출농도를 매월 검사하고 있으나 대부분 역에서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왔으며 3개 역에서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 즉, 서울메트로측의 입장은 석면은 사용됐으나 현재 공기 중 석면농도가 낮아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지난 9일 노동부가 발표한 지하철 노동자 석면 건강영향진단 결과도 11.7%가 폐질환을 앓고 있으나 석면으로 인한 질환인지는 단정할 수 없다고 사측은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메트로노동조합은 “석면은 노출 자체로도 건강에 이상을 미칠 수 있는 물질로 분류되고 있으며 노동부 건강영향진단 결과에서도 석면 노출에 따른 호흡기계 정밀진단을 권고하고 있다”며 “사측이 이러한 결과를 왜곡한 채 오히려 석면 대책을 방치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허철행 노동안전실장은 “석면의 잠복기가 10~40년인 것을 감안하면 지하철 노동자 상당수가 정년퇴직 이후 석면에 의한 건강장애를 앓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대한 대책은 외면한 채 ‘문제 없다’는 식의 태도로 일관한다면 더 큰 투쟁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