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백혈병 환자 11명으로 늘어
매일노동뉴스 구은회 기자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노동자 중 백혈병으로 사망하거나 같은 질병으로 투병하고 있는 사람이 11명으로 늘어났다. 27일 ‘삼성반도체사업부 노동자 집단 백혈병 사망사건 진상규명 및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대표 이상무 민주노총 경기본부장)에 따르면 최근까지 대책위로 투병사실을 전해온 노동자가 총 11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의 백혈병 문제는 지난해 3월 이 공장 생산현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려 투병 중이던 황아무개씨가 사망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어 같은 공정에서 일하던 또 다른 노동자가 지난해 6월 백혈병으로 숨졌다.
이에 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대책위를 꾸리고 회사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책위가 구성된 뒤에도 백혈병 환자가 꾸준히 증가해 11명까지 확대된 것이다. 대책위는 기흥공장에서 발생한 백혈병과 작업환경 사이에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 정부에 역학조사를 촉구하는 한편 회사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에서 활동 중인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백혈병 관련 제보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산업안전공단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진행하고 있는 역학조사가 충실히 진행될 수 있도록 감시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측은 직원을 동원해 대책위 활동을 사찰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20일 대책위의 기자회견을 기흥공장 직원 박아무개씨가 N인터넷언론사 기자를 사칭해 회견 장면을 촬영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당시 대책위 관계자가 N언론사 기자에게 박씨의 신분 확인을 요청했고, 확인 결과 박씨가 기자가 아닌 이 공장 직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박씨는 “총무팀에 근무하며 주로 사진을 찍는다. 다른 직원들도 있었는데 운이 없게 걸렸다”는 취지의 해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책위는 지난 25일 수원지방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2천7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