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석면 위험 논쟁 갈수록 거세
환경단체 “시민 건강 위협…오염도·역학 조사를”
서울메트로 “조사 결과 기준치 이하…문제 없다”

“지하철 역사내는 석면 안전지대 아니다.” “공기 중 석면농도에는 문제가 없다.”
서울 지하철 석면 안전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이 지하철내부 석면 오염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지만 서울메트로는 건강에 영향을 줄 만큼 우려할 정도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석면은 호흡기를 통해 사람의 폐 등에 들어가 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적은 양에 노출되더라도 인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소리없는 살인자’로 불린다.

환경운동연합은 지하철 역사 내에서의 공사를 밀폐방식으로 하지 않은 사실이 잇따라 적발된 사례를 들며 지하철 석면 농도조사와 건강역학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메트로측에 일단 건강역학조사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자 지난 24일부터 서울지하철노조와 함께 석면 피해조사에 착수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제거하지 않은 석면자재가 천정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시민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며 “4월30일까지 10년 이상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는 시민 등을 대상으로 판독 등을 거쳐 석면노출로 인한 폐질환으로 인정되면 서울메트로 등을 상대로 피해보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트로는 석면을 자재로 사용한 것은 맞지만 역사 내의 공기 중 석면 농도 측정결과,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천정 마감재 등에 석면이 포함된 17개 ‘석면특별관리역사’의 환승장과 대합실에 대해 매월 두차례 측정하지만 2개 역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역사에서 전혀 검출되지 않고 있으며 검출된 역사도 그 수치가 모두 기준치 이하라는 설명이다.

다만, 지난해 3월부터 석면관리특별대책을 마련, 2호선 방배역 등 특별관리역사를 대상으로 완전 밀폐방식으로 석면을 제거할 계획이다.

메트로 관계자는 “일부 용역업체에서 부주의하게 공사를 실시해 석면가루가 날리는 경우가 있었다”며 “그러나 재발방지를 위해 역사내 폐쇄회로(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은 메트로의 측정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서울시에 석면농도 공동측정을 제안하기 위해 오세훈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전문가 의견을 들어본 후 조만간 공동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백남원 명예교수는 “바닥에 떨어진 석면은 지하철이 오가면서 일으킨 바람에 날려 몸 속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떨어져 나간 지점에서 불검출 됐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며 “석면 자재가 떨어졌을 경우 시민의 접근을 막을 수 있는 신속한 안전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