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지금 말장난하나” 반발
유기용제 중독 등 추가조사 요구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15명이나 죽었는데 어떻게 원인도 못 밝힌 채 두루뭉술하게 넘어갈 수 있느냐.”
조호영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 유가족대책위원회 대표는 20일 역학조사 결과 발표회장에서 “오늘 결과를 들으니 왜 몇 달 걸려 역학조사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정확한 진상을 파악해 재발을 막아야 하는데 노동부와 산업안전공단이 오히려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가족대책위는 역학조사 결과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다는 것 자체가 비통하다”며 “형언할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역학조사 최종 결과에 대해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업무와의 연관성이 인정된 것은 다행”이라며 “추가조사를 실시해 반드시 구체적인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또 “이번 역학조사 대상에서 빠진 유기용제 중독에 의한 직업병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별도의 조사를 촉구했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지난 19일 대전공장에서 근무하는 이아무개(38)씨가 충남대병원에서 유기용제 노출에 따른 다발성신경병증 진단을 받았으며, 유기용제 중독이 의심되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가족대책위는 집단 돌연사 사태의 배경으로 회사측의 억압적 노무관리를 지적하면서 앞으로 한국타이어 회사측의 책임을 묻는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