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탄압 손 들어준 대전지법 판결을 규탄한다

건설노동자의 노동조합 활동을 부정한 대전지법의 판결을 규탄한다.

– 2월 16일 1심에서 6인의 간부 전원 집행유예로 석방, 즉각 항소할 예정
– 재판부 상습 공갈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적용

1. 검찰과 경찰 건설자본의 합작으로 건설노동자의 노조활동을 탄압하고 대량 구속과 수배를 자행하고 있는 사건에 대한 공판이 2월 16일 열렸다. 재판에서는 일단 구속된 6인의 대전충청지역건설산업노조 간부 전원이 대전지방법원( 판사 오민석, 형사 5 단독) 으로부터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으며, 16일 오전 11시 40분경 석방되었다.

2. 재판부는 당초 공안검찰의 기소내용 중 ‘상습공갈’ 죄목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원청과의 단협체결이 부당하다는 것으로 유죄 판결을 내림으로써 비 정규직 건설일용노동자 탄압에 혈안이 되어 있는 공안검찰과 건설자본의 노조 파괴 공작에 동조하는 반 노동자적 행태를 보였다.

3. 그 동안 누누히 주장하여 왔던 것처럼, 근로기준법이 철저히 짓밟히고, 한해에 700명이 죽어나가는 죽음 같은 건설현장의 현실을 바꾸어 내고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것이 건설노동자의 노동조합 결성과 현장 단체협약 체결이었다. 수 차례의 중충 하도급과 일용직 고용이라는 현장의 현실과, 원청이 인정하지 않으면 현장의 출입마저도 봉쇄 당하는 현실에서 원청과의 단체협약 체결은 건설노동자 노동조합 활동의 필수 불가결한 사항이며, 일용직 고용이라는 현실에서 조합원 유무도 지극히 건설현장의 특성이 있는 것이다. 산업안전이나, 고용보험, 퇴직공제제도 등 건설노동자의 기본적인 현실의 책임이 현장별로 있고, 원청이 책임지고 있는 현실에서 단협 체결은 지극히 정당한 것이다. 이는 건설산업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4. 그러나, 재판부는 건설현장과 건설노동자의 이러한 절박한 상황에 대한 실체적 현실에 접근하지 않고, 원청과의 단협 체결을 부정하는 유죄판결을 내렸으며, 라는 원청 관리자들의 진술이 있었음에도 이를 전혀 수용하지 않았다. 건설산업연맹은 이러한 재판부의 반 노동자적인 판결을 규탄하는 바이며, 이에 즉각 항소할 것이다.

5. 구속 동지들은 석방되었지만 우리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천안아산지역건설노조 박영재 위원장은 차디찬 감옥에서 고단한 옥살이를 하고 있으며, 명동성당에서는 11명의 수배자가 ‘공안탄압 분쇄, 원청 단체협약 인정을 위한 농성투쟁’을 가열차게 전개하고 있다. 건설산업연맹은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건설될 공동대책위원회와 함께 공안탄압을 완전히 분쇄하고 원청사의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는 그 날까지 중단 없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6. 비정규직 노동자가 800만명을 넘어선 지 오래이고, 거대독점자본이 자신의 책임을 중소영세업자에게 전가시키기 위해 간접고용·사내하청·파견 등의 다양한 형태로 불안정한 노동조건을 강요하고 있는 현실이 노동자들을 삶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중층화된 다단계하도급으로 인한 간접고용 구조 속에서 최소한의 노동기본권조차 보장 받지 못하는 180만 건설일용노동자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한 정당한 투쟁은 공안과 건설자본의 명분 없는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전진할 것이다.

2003년 2월 16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 대전 1심 선고 내역 –

이성휘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박정만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노재동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조정희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김율현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김명환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