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출국 앞둔 이주노동자 지하철서 투신

강제출국 위기에 몰린 외국인 노동자가 지하철역 구내에 진입하는 전동차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1일 오후 7시 28분께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신흥2동 지하철 8호선 단대오거리역 신흥역 방면 승강장에서 암사역서 출발, 모란역으로 가던 8271호 전동차(기관사 황일순)가 진입하는 순간 스리랑카 치란 다라카(Chiran Tharaka.31)씨가 선로로 뛰어내렸다.

다라카씨는 사고순간 선로 위에 목을 대고 누워있다 목과 왼쪽 팔이 잘리면서현장에서 숨졌다.

단대오거리역 관계자는 “사고당시 다라카씨 주변에는 사람들이 없어 행동을 제지할 수 없었다”며 “기관사의 보고를 받은 종합사령실을 통해 연락을 받고 직원들이현장갔을 때는 이미 숨진 뒤였다”고 말했다.

다라카씨는 1996년 1월 산업연수생으로 입국, 4년째 천막을 제조하는 경기도 광주의 H산업에서 일해왔으며 최근들어 체류기간이 4년이 넘어 출국여부를 놓고 고민하다 사고당일 오전 10시께 ’머리가 아프다’며 회사에서 나왔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경찰은 다라카씨가 강제출국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다라카씨의 시신은 성남시 금광2동 성남중앙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다라카씨의 사망과 관련, ’외국인노동자의 집’(소장 김해성 목사)은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고는 예견된 일이었다”며 “기업주와 외국인노동자, 한국경제가상생하기 위해 정부는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무차별 단속과 추방을 즉시 중지하는 한편 전원을 사면하고 합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