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또’ 산재사망사고

맨홀커버 열자 폭발… 2시간여 만에 숨져

현대중공업에서 산재사망사고가 ‘또’ 발생했다. 12일 오후 5시15분께 의장부에 근무하는 황 아무개씨(44)가 식수탱크 윗부분 맨홀커버를 열다가 갑자기 튕겨져 나간 탱크커버에 가슴을 세게 맞아 급히 울산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시간여만인 7시20분께 가슴이 완전히 함몰되어 사망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바로 전날인 11일에 하청노동자 2명이 크레인 작업 도중 추락해서 사망한지 불과 하루 만에 잇따라 발생한 사건이라 충격을 주고 있다.

금속산업연맹(위원장 백순환)은 “충분히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사고였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 쪽이 수주물량을 무리하게 늘리면서 충분한 안전점검과 교육 없이 작업을 종용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맹 박세민 산업안전국장은 “이번에 사고를 당한 황씨의 경우 반드시 작성해야할 표준안전지시서도 작성하지 않고 투입됐다”며 “생산제일주의만을 강조하던 회사가 노동자들의 안전은 뒷전으로 미루면서 발생한 사망임이 명백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조와 연맹은 13일 오전 8시 본관 앞에서 추모집회와 규탄집회를 하고 낮 12시에는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울산지방노동사무소에 항의방문을 했다. 또한 전날 하청노동자 2명 사망, 3일 정규직 1명 사망 등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작업중지조치를 했다.

한편 회사 쪽 관계자는 “위험요소를 철저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는 안전점검이 소홀했다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책임자 처벌이나 회사차원의 특별 대책에 대해서는 “노조와 최대한 논의 중이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한편 사망한 황씨는 부모와 부인, 1남1녀를 부양하고 있는 가장으로, 현대중에서 21년째 근무하고 있었다.

김경란 기자 eggs95@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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