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내하청노동자들 작업거부

“작업 중 화장실 보내 달라”

현대자동차 울산3공장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 10여 명이 열악한 근무환경에 항의, 지난 3일부터 작업거부에 들어갔다.
현대차 협력업체 경일기업 소속인 이들은 “조?반장들이 작업 중에 화장실 가는 것에도 욕설을 퍼붓는 등 열악한 노동조건과 인격모독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연월차 휴가 신청도 특정 요일에만 사용하도록 하고 잔업을 강요받아왔으며 이에 불만을 제기하는 노동자들에 대해선 폭언과 욕설을 일삼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아울러 지난달부터 노사협의회를 통해 회사에 △작업 중에 용변을 볼 수 있도록 할 것 △자유로운 연월차휴가 사용△본인 동의 없는 근무형태를 변경금지 △욕설 등 인격 침해 금지 △잔업강요를 통한 사실상 강제근로를 금지 △여유인원 1명 충원 △업무상 재해 산재처리 △그동안의 불법행위에 대해 사장이 사과하고 조,반장을 직위 해제 할 것 등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하지만 3차례 협의에도 회사 쪽은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노동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한편 노동자들은 작업거부 이후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조(위원장 안기호)에 전권을 위임하고 사태해결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원,하청에 시정을 촉구하고 경일기업 쪽이 이들 하청노동자의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아침선전전을 통해 협력업체의 근로기준법 위반과 인권침해 사례를 홍보할 방침이다.

김경란 기자 eggs95@labornews.co.kr

ⓒ매일노동뉴스 2004.02.05 09:3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