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도 학력 격차라니 … 저학력이 고학력의 1.9배
[중앙일보 신성식 기자] 학력과 소득이 낮을수록, 육체노동을 하거나 단순 노무직에 종사할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할 위험이 훨씬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학력이 낮은 사람은 높은 사람에 비해 1.9배인 것으로 분석됐다.
소득.학력 불평등이 사망률의 불평등을 야기한다는 뜻이다.
고학력이나 고소득자에 비해 ‘사회적 약자’들이 병에 많이 걸리고 위험한 환경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릴 때 건강을 해치는 환경에 노출된 뒤 자라면서 질병으로 확대 재생산돼 결국 사망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울산대 의대 강영호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사망률에서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이라는 논문에서 1998년 이후 4년간 표본가구의 사망자를 추적한 끝에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10일 밝혔다.
이 논문은 11일 열리는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패널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98년 중순 30~69세 도시 거주자 8천4백14명과 이들 중 2002년까지 사망한 1백25명을 추적.분석한 것이다.
조사 결과 학력 차이로 인해 사망 위험의 차이가 가장 많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졸 이상인 남자 4천7백73명 중 36명이 사망한 반면 고졸 미만은 3천6백38명 중 88명이 숨져 고졸 미만의 사망 확률이 1.9배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자의 소득 금액별로 일렬로 줄을 세웠을 때 중간에 있는 사람(중간값)을 기준으로 저소득인 사람의 사망 확률이 기준 이상인 사람보다 1.62배였다.
중간값은 98년 4인가구 기준으로 월 1백40만원이다.
건설 일용직 등 육체노동자는 사무직.전문직.판매직 등 비육체 노동자에 비해 사망 가능성이 49%(1.49배) 높았다.
단순노무직이나 농어업의 피고용자, 고졸 미만 실업자 등 하류 직업군의 사망위험은 나머지 직업군보다 1.54~1.67배였다.
98년 조사 당시 ‘경제적 어려움이 있다’고 답한 가구의 구성원들은 ‘없다’고 말한 사람보다 사망 확률이 78%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추적기간이 4년으로 비교적 짧아 조사대상 사망자 수가 적은 데다 소득통계 등이 다소 부정확할 수 있다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 Internet Media Company Joins.com, ⓒ 2004 중앙일보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