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조합원 두 명 사망…자살, 빙판길 사고로
화물연대 조합원 두 명이 지난 6일 잇따라 자살이나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9일 화물연대에 따르면, 부산지부 양산지회 조합원인 엄아무개씨(59세)가 지난 6일 양산 자택 근처 뒷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별다른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자살로 처리했다. 다만 숨진 엄씨가 하루 전날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죽거든 화장해 고속도로에 뿌려달라”고 말했다고 양산지회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엄씨는 고령에도 지난해 1, 2차 파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후배들에게도 모범이 됐다”며 “파업 이후 생활고 등으로 심리적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같은 날 오전 7시 전남지부 조합원인 이아무개씨가 남해고속도로 순천톨게이트 부근에서 트레일러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오후 5시30분께 사망했다. 이씨는 이날 5일 내린 폭설로 생긴 빙판길에서 사고를 당했다고 전남지부 관계자는 밝혔다.
엄씨와 이씨의 장례는 모두 가족장으로 8일 치러졌다.
한편 정확한 집계가 되지는 않았으나 지난 4, 5일 내린 폭설로 화물연대 내에서 이씨가 사망하는 등 접촉사고, 차량전복사고 등이 잇따라 조합원들의 피해가 크다고 화물연대는 밝혔다. 화물연대 전남지부 관계자는 “지부 내에서도 15건의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이번 폭설로 인해 조합원 등 화물운전 기사들을 대상으로 고속도로 상에서 식량과 연료 등을 비상 지급하는 구호활동을 벌였으며 늑장대응으로 일관했던 정부를 상대로 운행차질 등에 따른 손배를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학태 기자(tae@labornews.co.kr)
ⓒ매일노동뉴스 2004.03.10 10:2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