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집단민원 대응 요령’ 폐기 촉구
[레이버투데이 2005-06-09 20:07]
민주노총이 9일 기자회견을 열어 근로복지공단의 ‘과격집단민원 대응 요령’ 지침에 항의했다. 민주노총과 근골격계투쟁위원회는 이날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5월9일 나온 공단의 ‘과격집단민원 대응 요령’은 자신들의 서비스대상인 산재환자들을 범죄자로 취급하겠다는 것”이라며 대응 요령 지침 폐기를 촉구했다.<사진>
민주노총은 “근골격계 질환뿐 아니라 과로사같은 심혈관계 질환도 줄여나가는 데에 반발하는 민원이 크게 늘어날 것이 예상돼 미리 겁주고 포기하도록 손쓰겠다는 것이 공단 음모”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은 ‘요양업무 처리규정’과 ‘근골격계질환 업무관련성 인정 기준 처리지침’ 폐기를 촉구했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요양업무 처리규정’은 특별한 사유 외에 산재요양신청 처리 기한을 7일로 제한하고 있지만 ‘기타 지사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도 특별한 사유에 포함시켜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30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근골격계질환 업무관련성 인정 기준 처리지침’은 환자를 진단한 주치의 의견에 비해 공단 자문의사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등 산재인정 기준을 엄격히 해 반발을 사고 있다. 이런 내용을 포함한 항의서한을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 뒤 근로복지공단에 전달했다.
“짧고도 서러운 집단민원 산재신청의 역사”
1999년 190명이던 근골격계 산재환자, 2003년에는 4,532명으로 늘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근로복지공단의 ‘과격집단민원 대응요령’ 지침은 집단 산재 민원에 대한 시각차에서 발생하고 있다.
노동계가 공단 지침에 대해 “집단산재신청이 늘어나자 산재노동자들을 범죄자 취급해 산재를 축소, 은폐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하는 반면, 공단 쪽은 “과격 집단민원으로부터 직원들의 업무와 다른 민원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그만큼 최근 집단 산재신청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공단쪽은 “최근 집단민원 발생수를 통계낸 적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경우를 보더라도 청구성심병원(2003년), 하이텍알시디코리아(2005년), 서울도시철도노조(2005년), 경북대병원(2004년) 등 집단산재신청 사례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이런 집단 민원 산재신청 가운데서도 근골격계는 단연 으뜸이고 그 역사가 길지는 않다.
지난 1995년 한국통신 114 교환원 260여명이 경견완장애 등으로 집단산재요양 신청을 했으며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인정을 받은 것이 첫 출발이었다. 이어 2001년에는 지금의 현대자동차 울산 5공장인 현대정공에서 71명의 근골격계 질환 산재환자들이 집단으로 산재신청을 했다가 인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1999년 한해 190명에 머물던 근골격계 산재 환자가 2000년에는 1,000여명을 넘어 2003년에는 4,532명(노동부 집계)까지 이르게 됐다.
이런 현상에 대해 노동계는 “짧은 집단민원 산재처리의 역사에 깊은 서러움이 있다”고 말한다. 민주노총은 9일 기자회견에서 “고통이 심각해 어쩔 수 없이 집단적으로 산재신청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뜻”이라며 “본격적으로는 불과 5년도 안되는 기간동안 새로운 근골격계 질환자들의 산재신청이 한꺼번에 시작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학태 tae@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