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이후 “스트레스 쌓인다 쌓여”
인크루트 조사, ‘1인 2역에 야근은 기본’…노동강도 강화·스트레스 증가
기업의 ‘인력구조조정’이 직장인들의 ‘고용의 질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전문업체(www.incruit.com)가 직장인 1천627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으로 인한 업무량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IMF 이후 회사에서 인력구조조정을 실시했다”는 응답이 62.9%로 조사됐고, 이중 “구조조정 이후 업무량이 늘어났다”는 응답은 89.5%에 달했다.
구조조정을 경함한 직장인 10명 중 9명은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인 것. 특히 이들 중 54.4%는 “혼자서 1인2역을 하고 있다”고 답했고, “3명이 하던 일을 2명이 나눠서 한다”는 응답자도 30.6%에 달했다. 또한, 구조조정 이후 업무 영역이 넓어졌다는 응답자도 85.6%나 됐다.
이처럼 늘어난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근무시간도 2~3시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2시간 늘어났다”는 응답은 37.1%, “3시간 늘었다”는 응답은 30.6%에 달했다. 또한 하루 업무시간이 12시간이라는 응답이 24.0%, 10시간 23.0%, 11시간 15.0% 등으로 조사돼, 구조조정을 겪은 직장인 10명 중 6명은 출퇴근 및 수면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이 주5일 근무를 한다고 가정할 경우 주당 근무시간은 50~60시간에 달하며, 이는 법정근무시간인 40시간보다 125~150% 초과된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량과 근무시간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휴식시간도 짧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구조조정 이후 휴식시간이나 휴식횟수가 줄어들었다”는 응답이 75.6%에 달했다. 휴식시간이나 휴식 횟수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서는 69.5%의 응답자가 “업무량 증가로 틈이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회사 분위기상 눈치가 보여서”라는 응답도 30.5%에 달했다.
구조조정 이후 노동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직장인이 느끼는 스트레스 역시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94.7%가 “구조조정 이후 스트레스가 늘었다”고 답했고, 스트레스 원인으로 55.3%의 응답자가 “주어지는 업무량이 소화할 수 있는 양을 초과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한 23.9%의 응답자가 “실적에 대한 부담감”을 17.1%의 응답자가 “감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 등을 스트레스 원인으로 꼽았다.
구은회 기자 press79@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