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석면 노출 44만명..전국 최고 수준
2008-06-02 15:01:22
부산지역에 석면방직공장이 집중돼 있는 가운데 석면에 집중 노출된 사람이 44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됐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강동묵 교수는 최근 부산시청에서 열린 석면관리 현황 및 대책마련 워크숍에서 ‘부산시 석면 관련 현안사항에 대한 처리방안’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강 교수에 따르면 부산지역에는 석면 관련 업종 중 석면노출 농도가 마찰제, 슬레이트 제조업 등 다른 업종에 비해 최고 수십 배에 이르는 석면방직공장이 전국 14곳 중 1, 2위 업체였던 J사와 D사를 포함, 모두 9곳이 집중돼 있다.
특히 강 교수는 석면 노출로 인한 악성중피종 발생은 30년 이상 잠복기를 거치는데다 국내 석면산업 활황시기는 1990년, 석면사용 금지 시기는 2009년이어서 오는 2010년부터 악성중피종 환자 발생이 상승기에 접어들어 2045년경에 최고기에 이를것으로 예상돼 석면 피해에 따른 집단소송 등 사회문제로 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 최초·최대 석면방직공장으로 악성중피종 환자 발생이 본격화하고 있는 J사는 공장가동기간이던 1969∼1992년 인근 지역에서 석면에 노출된 인원이 최대 44만 1257명으로 추정돼 향후 집단환자발생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더우기 J사 인근에는 초·중·고교에 대학까지 포함해 모두 37개 학교가 영향권 내에 위치하고 있었고 노출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경 1000m 이내에만 연서·낙민·연동·연천초등학교와 연산·연일중학교, 동래고등학교 등 7개교가 있는 등 12만 2662명이 석면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학생들은 석면의 노출에 취약한 데다 잠복기가 긴 발병 특성상 피해 가능성도 높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추적조사 등 실태 파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또 최근까지 무허가로 석면공장을 가동하다 적발된 부산 사하구 구평동 K사 공장에는 인근 지역의 직접적인 피해예상 주민만 1천명가량에 이르러 이들에 대한 실태조사도 시급한 실정이다.
강 교수는 “정부가 뒤늦게 피해 구제법을 마련, 올해부터 석면공장 인근 주민의 석면 노출로 인한 건강영향 조사를 위한 기초연구에 들어갔다”며 ”현재의 방식대로라면 수박겉핥기 식이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집중조사를 통해 정밀조사로 전환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victory@fnnews.com 이인욱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