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석면 안전불감증’ 여전… 호텔 리모델링 석고보드 마구 뜯어 지하 방치
[쿠키 사회] 대구지방노동청 등이 최근 안전장치 없이 석면이 함유된 건축자재를 철거하는 공사현장에 대한 단속을 벌였는데도 불구하고, 대구의 한 호텔이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석면이 함유된 것으로 보이는 석고보드 등을 뜯어낸 뒤 지하 주차장에 방치해 또 한 번 석면불감증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의 한 호텔 지하 1층 주차장 구석에 여러 개의 누런색 자루가 쌓여져 있었고, 자루 안에는 석고보드 등 석면이 함유된 것으로 보이는 건축 폐자재들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호텔측은 이들 폐자재를 걷어내면서 석면철거 때 갖춰야 할 장비를 갖추지 않고 있었다. 건축법에 따르면 3층 이상 200㎡ 규모의 건축물 내부 대수선(리모델링) 작업은 반드시 해당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리모델링 허가까지 받은 호텔측이정작 석면 위험에 관해서는 아무런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호텔측은 “리모델링 전문업체가 전적으로 알아서 하는 공사이기 때문에 세부적인 내용은 잘 모르겠다”면서 “석고보드 내에 석면이 함유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심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석면 전문가들은 석고보드에 석면이 포함돼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석면보건환경재단의 한 조사관은 “호텔이나 병원 등은 화재에 민감하기 때문에 최근까지도 내열 및 보강 등의 효과가 있는 석면 함유 건축 자재들을 사용해 왔다. 아직까지 마땅한 대체 소재가 없다”며 “호텔 현장 확인 결과, 석면이 함유된 석고보드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호텔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주차장에 있던 폐자재가 담긴 자루를 치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영남일보 갈태웅기자 tukal@yeongnam.com,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