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엉뚱한 곳서 지하철 석면조사” 부실조사 논란
입력: 2007년 11월 07일 17:33:43
서울시가 지하철역사내 석면 함유도를 측정하면서 조사대상에 석면 자재를 사용하지 않은 역사를 상당수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나 부실조사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역사내 역무실과 매표소 등 석면 검출이 빈번한 곳이나 위험시간대는 아예 조사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같은 결과가 대외적으로 공개되거나 정책결정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부실조사 논란을 비켜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민주노동당 이수정 서울시의원은 7일 보건환경연구원 행정사무감사에서 “(연구원이) 지난 2년간 28개 지하철역을 대상으로 공기질(석면) 조사를 하면서 석면 자재를 사용하지 않는 5~8호선을 13곳이나 포함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2기 지하철(5~8호선)의 경우 2005년 서울메트로(서울지하철공사)가 실시한 조사에서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다. 당시 서울메트로가 95개 역사를 대상으로‘자가측정’한 결과 93개 역사에서 공기 중 석면이 검출되기는 했으나 5~8호선은 전무했다. 이 의원은 “석면 검출이 높은 서울역 등은 아예 제외하고 엉뚱한 곳을 측정한 결과를 갖고 시민들한테 석면이 거의 없다고 홍보한 꼴”이라고 꼬집었다.
연구원은 또 지하철 노동자들이 주로 작업(역사 냉방화 공사 등)하는 새벽 시간대는 제외, 부실조사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천장에서 누수 등으로 인해 석면 함유 물질이 비산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역무실과 매표소 등은 제외하고 대합실과 승강장만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행해 왔다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난 8월 신설동역에서 야간 공사가 없는 날 24시간 석면농도 변화를 측정, 부실조사가 됐다”며 “석면 농도가 기준치 이내라도 장시간 노출되면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사지점이나 대상, 방식을 대폭 보완해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맑은서울추진본부측은 “석면 검출 여부와 관계없이 (5-8호선도) 의무적으로 조사를 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또 석면 비산에 노출될 우려가 높은 새벽 작업시간대나 역무실과 매표소 등이 제외된 데 대해서는 “작업환경 측정은 산업안전보건법상에 의해 진행되고 있으며 서울메트로에서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있다”고 소관사항이 아님을 강조했다.
〈안광호 경향닷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