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
10명 중 1명, 석면으로 ‘폐 이상증세’ 보여
녹색병원 광양플랜트건설노동자 건강검진 결과
주로 포스코에서 일하는 광양지역 플랜트건설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10명 중 1명에게서 석면 폐질환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윤간우 녹색병원 산업의학과장이 17일 오후 전남 광양 광양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석유화학사업장 환경안전보건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표한 ‘광양 포크소 건설플랜트 노동자 건강검진 결과와 대책’ 자료에 따르면 석면검진에 참여한 319명의 플랜트건설노동자의 흉부방사선을 판독한 결과, 29명(9.09%)에게서 석면으로 인한 폐 이상이 관찰됐다. 29명 가운데 폐를 싸고 있는 흉막이 굳어지는 흉막판 증상이 나타난 노동자가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석면으로 폐가 굳어지는 석면폐 증상이 나타난 노동자는 9명이었다. 늑각막이 변화거나 흉막비후 증상이 나타난 노동자는 4명이었다. 흉막비후는 흉막(늑막)이 붓고 두꺼워지는 것으로, 호흡을 방해한다.
석면 관련 이상증세를 보인 노동자는 기계·도장·배관·용접·보온·비계 등 거의 모든 직종에 분포해 있었다. 석면 폐질환을 보인 노동자는 50~60세가 14명, 40~50세가 12명이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석면관련 폐 이상자가 많았다.
이에 대해 윤 과장은 “석면 폐질환이 긴 잠복기를 가지기 때문”이라며 “건설업 퇴직자에게도 석면검진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319명의 검진자 중 13명의 객담(가래)에서 석면 소체가 발견됐다. 석면노출이 현재진행형임을 의미한다. 윤 과장은 “석면과 관련한 가장 큰 피해자는 건설노동자이지만 아직 석면피해의 심각성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건설노동자의 석면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의 경우 건설노조에서 정기적으로 석면질환자 찾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8년 2만7천252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검진을 실시한 결과 석면 관련 폐 이상 소견이 나타난 노동자는 약 9.7%로 나타났다. 현재 일본의 건설노동자와 유족 178명은 국가와 건설자재 제조회사 46곳을 상대로 66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Tip] 석면 폐질환
석면에 노출되고 15년에서 30년 사이에 발생한다. 석면노출자가 흡연을 했을 경우 폐암발생 위험은 10배 이상 증가한다. 중피종은 치사율이 90% 이상이다.
조현미 기자 ssal@labortoday.co.kr
2010-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