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단속 피하다 부상… 산재 안돼
창원지법, 업무수행이나 통상적 활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원고 청구 기각
업무 도중 사업주의 지시를 받고 불법체류단속을 피해 도망치다 부상을 당했다 해도 산업재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창원지법 행정단독 곽상기 판사는 최근 중국인 장모(23)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06구단3262)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곽 판사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작업장 내에서 일하던 중 사업주와 관리부장의 지시로 불법체류자 단속을 피해 2층에 숨어있다가 창문을 통해 뛰어내리다 다친 사실은 인정되나 불법체류자 단속을 피해 도주하는 행위를 사업에 관한 업무수행이나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을뿐 아니라 사업주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급여의 대상이 되는 업무로 된다고 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곽 판사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보험급여의 대상이 되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당해 재해가 업무수행 중 재해이어야 함은 물론이고 업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며 “업무장소에서 업무시간 내에 발생한 사고라도 비업무적 활동 때문에 생긴 사고라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2006년 5월 모 전자에서 일하던 중 출입국관리사무소 불법체류자 단속을 피해 사업주의 지시로 2층에 숨어있다 창문으로 달아나는 과정에서 추락해 두개골 골절 등 큰 상처를 입었다. 6월 장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 승인 신청을 했으나 업무로 인해 발생한 재해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