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제2차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안(‘21-’25)에 관한 시민사회단체 의견서
현황
의료공공성의 부재
–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전체 의료기관 3,937곳 가운데 공공의료기관 수는 224곳으로 전체의 5.7%입니다. 전체 병상 중 공공병상 비중도 OECD 회원국 평균 71.4%에 크게 못 미치는 10.2%로 최하위 입니다. 인구 1천 명 당 공공병상 또한 1.3개로 OECD 평균 3.0에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 코로나19로 공공병상 부족의 문제는 더욱 크게 드러났습니다. 2020년 11월 기준 전체 병상 중 10%를 보유한 공공병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의 90.9%를 구성했고 코로나 입원 환자의 81.7%를 진료했습니다. 턱없이 부족한 공공병원으로 팬데믹을 감당하느라 병상부족 사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의료공백은 일반 환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 민간중심 시장의료체계인 우리나라에서는 불필요한 과잉진료를 통한 의료기관의 이윤추구와 필수의료에 대한 과소진료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고, 지역에서는 기본적인 응급의료조차 충족되지 않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민간의료기관의 이윤추구 동기는 의료인력 고용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나 환자 당 간호인력 부족의 결정적 원인이 되었습니다.
–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발표한 제2차 공공보건의료기본계획안(이하 ‘기본계획안’)은 매우 미흡합니다.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는 정부에 기본계획안을 전면 폐기하고 시민의 건강권을 확립할 수 있는 새로운 공공의료 확충계획을 발표할 것을 요구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은 감염병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 정책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 정부는 기본계획안을 통해 2025년까지 공공병원을 3개소 신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매우 부족한 수준이며, 신축이 예정된 3개소는 이미 설립이 예정된 지역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주겠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공공의료 부족 사태 해결의 의지를 갖고 지역 공공병원 설립 계획을 발표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 기존 지방의료원 증축 계획도 매우 미미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 41곳 중 35곳이 400병상 미만입니다. 정부는 이 중 17곳만 ‘중증 응급 대응이 가능하도록 적정 규모(약 400병상)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계획만으로는 나머지 지역의 중증의료와 응급의료 공백상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 정부의 기본계획안이 모두 지켜진다고 가정하더라도 현재 10%인 공공병상이 11%를 웃도는 수준으로 늘어나는데 불과합니다. 이는 시민의 절박한 요구와 염원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입니다.
정부 기본계획안의 문제점 및 시민사회 요구안
: 공공병원 확충계획
문제점
– 정부는 기본계획안을 통해 2025년까지 공공병원을 3개소 신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매우 부족한 수준이며, 신축이 예정된 3개소는 이미 설립이 예정된 지역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주겠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공공의료 부족 사태 해결의 의지를 갖고 지역 공공병원 설립 계획을 발표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 기존 지방의료원 증축 계획도 매우 미미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 41곳 중 35곳이 400병상 미만입니다. 정부는 이 중 17곳만 ‘중증 응급 대응이 가능하도록 적정 규모(약 400병상)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계획만으로는 나머지 지역의 중증의료와 응급의료 공백상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 정부의 기본계획안이 모두 지켜진다고 가정하더라도 현재 10%인 공공병상이 11%를 웃도는 수준으로 늘어나는데 불과합니다. 이는 시민의 절박한 요구와 염원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입니다.
시민사회 요구
1) 17개 시·도별 공공병원 2개 이상 확보
– 17개 시·도 중 공공병원이 없는 곳과 지역거점 공공병원이 1개에 불과한 지역에 지방의료원을 설립해야 합니다.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대전의료원, 광주의료원, 울산의료원, 서부산의료원, 대구의료원, 제2인천의료원, 진주의료원 설립과 부산침례병원 매입을 시작으로 시·도 별 공공병원이 최소 2개씩 갖춰지도록 신설·매입해야 합니다.
2) 전국 70개 중진료권별 공공병원 확충
– 코로나19 사태로 확인했듯이 민간의료기관이 지역거점 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 전국 70개 중진료권 중 지역거점 공공병원이 없는 지역은 30곳 입니다. 이 중진료권에 규모를 갖춘 공공병원을 설립해야 합니다. 또한 지역 의료 질 향상과 감염병 사태 대응을 위해 부실 민간병원을 정부가 적극 매입해 공공화해야 합니다. 최근 민간병원 매입의 법적 근거도 확립되었으므로 정부가 이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3) 공공병상 30% 확보 계획 필요
– 정부는 공공병상 비율을 최소 30%로 늘리는 계획을 기본계획안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4) 기존 지방의료원 증축
– 현재 지방의료원의 대부분이 300병상 미만 규모로 운영되고 있어 지역거점 의료기관으로서 적절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합니다. 경기도의료원 6곳 중 300병상 이상은 단 한 곳도 없고 전국적으로도 300병상 이상 지방의료원은 7곳에 불과합니다. 기존 공공병원을 300병상 이상, 대도시는 500병상 이상으로 증축해 응급진료와 지역 필수진료 기능을 갖추게 하고 충분한 의료인력을 고용해야 합니다.
5) 2022년부터 5년간 매년 약 2.2조 원을 공공병상 확충예산으로 확보
– 공공의료기관 신축에는 병상 당 약 5억 원, 증축에는 약 3억 원, 민간병상의 매입과 리모델링의 경우 병상당 약 2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계됩니다. 이를 기준으로 70개 중진료권 중 30개(기관 당 약 500병상)를 신축하고 5,000병상을 증축하며, 10,000병상은 민간병원을 인수·리모델링한다고 가정했을 때 약 11조원이 필요합니다. 이를 중장기(5년) 계획으로 추진한다면 매년 최소 2.2조원의 공공병상 확충예산이 요구됩니다. 이 계획조차 인구 1천 명 당 공공병상을 현재 1.3개에서 1.9개로 확대하는 수준이며 여전히 OECD 평균인 3.0개에 크게 미치지 못합니다.
– 위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정부의 ‘제2차 공공보건의료기본계획안(‘21-’25)’는 전면 수정되어야 하며, 정부는 지역 주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을 전체 병상의 30% 이상으로 높일 수 있는 계획을 제시해야 합니다.
정부 기본계획안의 문제점 및 시민사회 요구안
: 의료인력 충원 계획
문제점
– 정부는 의사인력 확충에 대해 ‘관련단체와 논의하겠다’는 대답만 내놓고 있습니다. 보건의료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이해당사자인 이익단체가 아닌 시민의 요구를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기본계획안의 ‘의대 정원 확대(지역의사제)’는 사립의대와 민간병원 중심의 계획으로 의사인력 양성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공공의대 신설 계획도 단 한 곳으로 매우 미흡합니다.
– 간호학과 신설만으로는 간호인력 확충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간호인력 확충을 위한 해결책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면허를 가진 간호사는 많지만 병원이 고용을 기피하고 있고,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열악한 노동조건 때문에 1년 이하 신규 간호사의 이직률이 절반 가까이에 이릅니다. 의료인력 충원을 위해서는 간호사의 처우 개선과 인력 배출을 동시에 고려해야 합니다.
시민사회 요구
– 권역별로 충분한 공공의대를 설립하고 국립대 의대 정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가책임으로 의사를 양성하고 공공의료기관에 의무복무하도록 해야 합니다. 지역의료와 공공의료에 대한 별도의 교육과정을 통해 의대 졸업생들이 지방 공공의료기관에 남아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 환자 당 간호사를 법제화하고 이를 강제해서 민간과 공공병원 모두 현장에서 실제로 일할 간호사를 늘리고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합니다.
정부 기본계획안의 문제점 및 시민사회 요구안
: 공공의료 계획에 의료영리화·산업화 포함
문제점
– ‘스마트병원’ 등의 공공병원 자동화는 의료산업화의 일환으로 공공의료강화대책에 포함되어서는 안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중환자실 원격 관리가 아닌 간호사 1명 당 중환자 3명을 돌보는 인력부족 사태의 해결입니다.
– 또한 시민의 건강정보와 의료정보를 수집해 민간에 넘겨주는 ‘마이헬스웨이 플랫폼’에 공공병원 환자정보를 포함한다는 계획도 중단되어야 합니다. 이 플랫폼은 민간보험사 헬스케어 상품판매를 정부가 뒷받침해주는 개인의료정보 규제 완화입니다.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개인의 의료정보 상업화가 아닌 공공서비스 강화가 필요합니다.
시민사회 요구
– 기본계획안에 포함된 의료영리화·산업화 계획은 전면 철회되어야 합니다.
정부 기본계획안의 문제점 및 시민사회 요구안
: 공공의료 계획 논의 거버넌스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로 제한하는 비민주성
문제점
– 보건복지부는 제2차 공공보건의료기본계획안을 6월 2일 열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이하 보정심)에서만 논의해 국무회의 통과를 절차로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제4조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에는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사항은 공공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이하 공공의료심의위)의 심의를 거쳐 보건의료발전계획과 연계하여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을 마련하도록 명시돼 있습니다. 따라서 공공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관련 계획을 논의하고 이를 보건의료기본법에 근거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와 협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절차상 바람직합니다.
– 법률에 근거해 볼 때 공공보건심의위는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의 수립 및 변경, 시행계획의 평가’에 관한 사항을 전적으로 담당하는 위원회입니다. 따라서 관련 법령에 근거해 공공보건심의위 구성이 될 때까지 공공의료 계획을 보정심으로 단독 논의 후 국무회의 논의 안으로 올리는 것은 행정기관의 독단적 행정이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 보정심은 시민사회단체가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 구성이 국가의 향후 5년 공공의료 계획을 논의하기에 적합한 위원회 구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행 공공병원이 부처마다 흩어져 통합 관리 운영이 되지 못하는 상황 탓에 관련 부처 차관들이 위원들로 되어 있는데, 이는 국가 공공의료의 통합적 계획 지향으로 볼때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입니다.
– 보정심은 민간의료의 대표성을 가진 각 직능단체 회장단이 의료공곱자 대표로 6인을 차지하고 있기에 국가가 책임을 지고 관리 운영해야 하는 공공의료의 대표성을 부과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지역사회 취약자와 공익을 우선해야 하는 공공병원의 특성 측면에서 민간의료와는 차별성을 가진다는 점을 볼 때도 공공의료 계획 논의를 현행 민간의료기관 공급자 대표성으로 보정심 논의를 제한하는 것은 매우 비민주적 행태입니다.
– 불비례하게도 건강보험 가입자 몫으로 시민들의 대표성은 매우 과소대표되어 있습니다. 양대노총 등을 제외하고는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없는 구성입니다. 특히 산업계의 이해관계가 있는 단체가 가입자를 대표하는 것은 납득이 어렵습니다. 전문가 5인 대표에도 공공의료보다 줄기세포 규제완화 및 개인의료정보 상업화를 대변하는 기업형 전문가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추천 경로조차 입법 기관을 비롯한 어떤 공론 논의 장이 없는 행정권력의 밀실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은 ‘공공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무회의 의결 안으로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또한 두 심의위 간의 의견 차이가 있다면 이를 국회에서 공론화하여 입법기관이 국가 공공의료의 중요 정책에 개입할 수 있는 민주적 경로를 만들도록 법 제도화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시민사회 요구
– 관련 법이 개정된 취지에 비추어 정부는 제대로 된 사회적 기구를 통해 공공의료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향후 5년, 또다시 찾아올 지 모르는 감염병 재앙에 대비하고 시민의 건강을 제대로 지켜낼 공공의료계획을 세우는 일을 제대로 된 사회적 심의기구를 통해 민주적인 절차와 입법기관의 관리감독하에 진행할 것을 시민사회는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