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고통 손배소송 내겠다”

대구 지하철 윤진태 전 사장 ‘무죄’선고에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 대책위가 윤진태(63) 전 대구지하철 공사 사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대책위는 2일 “대구고법이 지난 1일 열린 대법원 파기 환송심에서 윤 전 사장한테 무죄를 선고한 직후 긴급 모임을 열어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내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대책위쪽은 “윤 전 사장이 재판 과정에서 여러 차례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들통 나 참사 유가족들한테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줬다”며 “반드시 위자료를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기(39) 대책위원장은 “윤 전 사장이 참사 직후인 2003년 2월19일 사고 현장을 잘 보존하겠다며 유족들을 안심시켜 놓고 중앙로역에서 현장 청소를 해버렸다”고 말했다.

참사 희생자 대책위 긴급모임‥“고의 없다해도 과실 여지 충분”

희생자 대책위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김현익 변호사는 “윤 전 사장이 현장 보존을 잘 하겠다고 약속해놓고 현장을 훼손해 유골 일부가 야적장에서 발견되기도 했다”며 “현장 훼손에 대한 고의는 없을지 몰라도 과실의 여지는 충분해 위자료를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윤 전 사장은 지하철 참사 현장인 대구 중앙로역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뒤 1심에서 징역 3년, 2심에서 1년 6월을 선고받은 뒤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됐으며, 대구고법에서 지난 1일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