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정신건강에 악영향
청년실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정신건강에 좋지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입증됐다.
청년실업이 젊은이들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장기간에 걸친 추적 조사를 통해 실증적으로 분석해 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성신여대 심리학과 장재윤교수 연구팀은 31일 한국심리학회지 최근호에 게재한 `청년실업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종단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국 20개 대학 4학년생 2천747명을 대상으로 2003년 5월부터 6개월 간격으로 세 시점에서 취업상태와 정신건강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세 차례 모두 조사에 참여하고, 취업 여부도 확인된 893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3차 시점의 취업 여부에 따라 조사 대상을 `미취업-미취업’ `미취업-취업’, `취업-취업’의 세 집단으로 나눴다.
즉 `미취업-취업 집단’의 경우 2차 조사시점인 2003년 11월에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으나, 지난해 5월에 이뤄진 3차 조사시점에는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의 집단을 의미한다.
정신측정 방법인 GHQ(General Health Questionnaire) 기준을 이용, 각 집단의 시점별 정신건강 수준을 측정한 결과, `미취업-미취업 집단’은 `우울ㆍ불안’ 항목에서 1차 시점 8.28, 2차 시점 8.51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3차 시점에는 9.08로 수치가 크게 높아졌다.
수치가 높아지면 그만큼 정신건강이 악화했음을 뜻한다.
반면 `미취업-취업’ 집단은 1차 8.03, 2차 8.49를 나타냈으나, 취업에 성공한 3차 시점에서는 7.76으로 우울ㆍ불안지수가 크게 낮아졌다.
이는 졸업 후 취업을 못한 상태로 응한 심리조사에서 우울ㆍ불안 지수가 크게 높아진 데 반해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은 우울ㆍ불안지수가 대폭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GHQ 총점’ 항목에서도 `미취업-취업’ 집단은 2차 15.23, 3차 14.55로 정신건강 수준이 점차 좋아지지만 끝까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미취업-미취업’집단은 2차 15.96 3차 16.83으로 정신건강 수준이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또 남학생들의 경우 `미취업-미취업 집단’의 1차 시점 `우울ㆍ불안’ 지수가 `미취업-취업’ `취업-취업’ 집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정신건강 수준이 실제 취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건강한 수준에 있는 학생들이 일자리를 구할 확률이 더 높다는 의미다.
장 교수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를 늘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실업상태에 있는 청년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는 도움을 주는 일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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