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컨테이너 낙하사고로 화물노동자 1명 사망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운수노조가 지난 23일 오전 인천항에서 발생한 화물노동자 사망사건과 관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폐기하고 모든 노동자에게 산재보험을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운수노조는 27일 “노동부가 몇몇 특수고용직 노동자에게만 산재보험을 적용하면서 생색내기를 하고 있다”며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산재보험료를 사업주가 전액부담하고, 산재보험법을 전면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운수노조에 따르면 23일 오전 8시45분 인천항 남항부두 야적장에서 컨테이너 하차를 위해 대기하던 화물노동자 김아무개(40)씨가 5층 높이에 적재된 30톤 무게의 컨테이너 2동이 그의 차 위로 떨어져 그 자리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수노조가 자체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사고는 무거운 컨테이너를 옮기면서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성애 운수노조 노동안전국장은 “현행법에 따르면 무거운 컨테이너를 옮기려면 크레인 운전기사와 안전요원이 동시에 배치돼야 한다”며 “그런데 화물운송업체가 비용절감을 위해 안전요원을 없애버려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운송회사들이 안전요원 배치에 지출되는 비용을 아끼는 탓에 화물노동자들은 상하차 작업 때마다 불안에 떨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김씨는 지난 25년 간 화물운수업에 종사했다. 지난 73년 운수회사에 직접 고용됐으나 90년부터 지입차주로 전환됐다. 산재보험을 적용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직인 탓에 김씨는 아무런 보상도 받을 수 없다. 운수노조는 “IMF 이후 운송회사의 인력축소로 지입차주제가 일반화되면서 화물노동자 대다수가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며 “모든 노동자에게 산재보험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화물자동차운수업의 산재보험 가입현황을 보면 97년 10만4천199명에서 2004년 1만7천816명으로 7년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화물노동자의 재해율은 2004년 기준 27.17%로 전산업 평균 8.49%의 3배를 넘어서고 있다.
산재사망률은 더욱 심각하다. 같은 기간 전산업의 평균 사망률은 0.27%인데 비해 화물노동자는 1.74%로 6배를 웃돌고 있다. 운수노조는 “산재보험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은 노동자가 일하다 다치거나 병들면 모든 노동자에게 치료받고, 보상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