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산업안전보건청 위상 약화로 사망재해 증가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영국 산업안전보건청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지방이전 계획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수가 증가하고 있어 산업안전보건청의 역할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유력일간지 에 따르면 영국 산업안전보건청은 지난 5년 간 근로감독관수를 25% 정도 줄였다. 2002년 916명이던 근로감독관은 지난해 680명이다. 이에 따라 영국의 기업들이 근로감독관을 만날 확률은 14.5년에 1회꼴이다. 반면 산업안전보건청에서 고용한 사무직 정책담당자는 38명에서 87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산업안전보건청은 지난해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런던 밖으로 이주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영국 의회는 ‘산업안전보건청의 능력있는 전문가들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영국에서 노동자의 사망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7명의 건설노동자가 사망했는데, 2006년(60명)에 비해 17명이나 증가했다.
알란 리치 영국 건설노조(Ucatt) 안전보건담당자는 “영국 산업안전보건청의 몰락으로 건설노동자들이 희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업안전보건청의 예산이 현장 근로감독에 사용되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고 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안전보건청은 노동계의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산업안전보건청이 의회의 질의에 회신한 공문에는 “산업안전보건청은 최근 사망의 증가가 근로감독의 실패나 감독관수의 감소 때문이라고 보지 않는다”는 답변했다.

미국, 안전보건기관 내년 예산안 발표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이 내년 예산으로 5억170만달러(약 5천10억원)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보다 1천570만달러(약 157억원) 증가했다. 안전보건청은 공정하고 효과적인 산업안전보건 규제와 지속적인 교육 및 규정준수 프로그램 실시, 자율안전보건 프로그램(VPP) 강화를 예산편성의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규제활동 지원에 올해보다 6.2% 증액된 1억8천270만달러, 안전규정 준수 지원활동에 5.2% 증액된 7천140만달러가 각각 편성됐다.
안전보건청은 또 올해 총 3만7천700개의 사업장을 조사할 예정이며, 산재나 직업병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사업장과 중대재해 위험사업장을 우선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더불어 규제강화프로그램(EEP)과 국가중점프로그램(NEP)을 실시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업주에 대한 안전보건 의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2천100여개 탄광과 1만2천700여개 금속·비금속 광업분야를 관장하고 있는 광업안전보건청(MSHA)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200만달러 삭감된 3억3천210만달러로 잡았다. 탄광업 안전보건분야 예산이 대폭 삭감됐는데, 대신 금속·비금속 광업 안전프로그램을 확대·시행할 예정이다. MSHA는 내년 예산과는 별도로 지난 2006년 제정된 갱구개선 및 비상사태 대응관련법(MINER Act)을 통해 추가 지원급을 받을 예정이다.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의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1억1천100만달러 삭감된 3억2천600만달러로 책정됐고, 화학사고조사위원회(CBS)는 130만달러가 늘어난 1천60만달러가 편성됐다. CSB의 예산증액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중대화학사고와 관련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된 것이다.

아시아산업보건대회, 9월 싱가포르에서 열려

19회 아시아산업보건대회가 오는 9월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 간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국제산업환경건강학회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의 주제는 ‘세계화에 직면한 사업장 안전보건’이다. 주최측은 “세계화로 인해 작업장의 환경이 크게 달라지고 있고, 산업재해와 직업병도 이에 따라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에서 세계화시대에 달라진 산업안전보건제도와 관리·감독에 대한 의제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