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은 대낮에 술판…경찰은 강도짓

경기도 공직사회의 기강해이가 극에 달하고 있다.
출장신고서를 내놓고 근무시간에 술판을 벌이는가 하면 경찰이 떼강도짓을 하다가 검거되는 등 상식선을 뛰어넘는 범법행위마저 불거지고 있다. 당국은 이런 사건들에 솜방망이로 대처해 악순환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9일 경기도와 공직자들에 따르면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 간부들은 지난 16일 출장신고서를 낸 뒤 대낮 근무시간에 모여 4시간 동안 술판을 벌여 물의를 빚었다.

지원장인 K씨를 비롯한 팀장 등 간부 4, 5명은 이날 낮12시쯤 사무실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포천의 모 음식점에 모여 술판을 벌였다. 이들은 출장신청서를 낸 뒤 술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다.

지원장은 출장신고서에 업무협의차 수원에 간다고 출장이유를 기재했고 팀장들은 상수원수 시료채취와 악취 오염도 검사 등을 위해 가평과 파주 등을 각각 다녀온다고 기록했다. 이들은 점심시간을 3시간이나 초과한 이날 오후 4시쯤 얼굴에 술기운을 풍기면서 사무실로 돌아왔다.

경기도는 지난달 중순 중식시간을 철저히 엄수하라는 복무지침을 내린 바 있다.

의왕시의 한 부서에서는 최근 대낮에 모 업체 직원들과 보신탕을 만들어 먹는 거나한 회식이 있었으나 아무도 이를 지적하거나 말리지 않았다. 학의천변 등 공원에서의 취사행위 단속 업무를 두고 몇몇 부서가 서로 미루며 갈등을 빚다 최근 겨우 업무분담을 해결하는 추태도 연출됐다.

평택시 직원 3명은 안중읍 모 이발소에 들어가 시비 끝에 여종업원을 폭행하는 등 행패를 부리다 경찰에 입건돼 불구속 송치됐다.

또 지난 12일에는 화성시에서 개최된 농민경연대회에 일선 면·동장이 출장을 빙자해 참가하느라 일선 행정의 공동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공직기강 해이는 경찰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평택경찰서 소속 B경사 등 4명이 경남 사천비행장 주차장에서 피해자 강모(33)씨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2100만원 상당의 승용차 등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경찰 신분을 내세워 강씨에게 차량을 빼앗은 뒤 중고차 매매상인 문모(28)씨에게 차량을 판매, 유통시킨 혐의다.

앞서 6월27일에는 평택시 고덕면 모 예식장 앞길에서 평택경찰서 L경위가 음주상태에서 자신의 쏘나타 승용차를 운전하고 가다 앞서 달리던 김모(56)씨의 1t포터를 들이받은 뒤 도주하기도 했다. 주민 김모(48·경기수원시)씨는 ‘공직사회에서 이런 일들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것은 극도의 기강해이에 따른 것’이라며 ‘공직이 바로 서야 나라가 선다는 철칙 아래 일벌백계하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도 감사과의 한 직원은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아무렇지도 않게 이어지고 있다’며 얼굴을 붉혔다.

수원=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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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세계일보 2005-08-2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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