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 속출하는 안전도시라면

제주일보 | 기사입력 2007-09-12 00:03

최근 도내 각종 공사장에서 안전사고가 속출하고 있다는 보도다.

사고 유형은 끼임, 전도, 추락, 충돌, 붕괴 등 후진국형 산업재해의 전형들로서 대부분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예나 지금이나 안전 불감증이 공사장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얘기다.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이로 인해 사망사고 등 개인과 가정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그 피해는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증한 ‘안전도시 제주’로서 몹시 부끄럽고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실례로 지난 10일 오전 10시께 제주시 노형동 D빌딩 건설현장 4층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가 발을 헛디뎌 추락하면서 중상을 입었고, 8일에는 제주시내 모 카센터에서 차량을 탑재한 리프트 체인이 끊겨 종업원 2명이 심하게 다쳤다.

또 지난달 6일에는 애월읍 P콘도 공사장에서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작업 인부 2명이 사상을 당했는가하면 지난 6, 7월에도 모 농협 유통사업소 건설현장과 아라동 첨단과학단지 조성공사장에서 인부 1명씩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 불감증이 중증에 이르렀다는 실증적 사례들이다.

이는 비단 건설현장에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다.

우리사회에는 안전에 대한 무관심과 부주의가 키운 참극들이 끊이지 않는다. 그때마다 인재(人災)를 탓하며 피해예방을 떠들곤 했으나 그 때뿐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 같은 고질적인 병폐를 답습할 수는 없다.

안전 불감증의 사회는 모래성 도시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안전한 국제자유도시를 요란한 구호만으로는 결코 이뤄낼 수 없다.

무엇보다 사고의 본질을 직시하고 위험요소를 하나씩 제거해나가야 한다.

그 것은 사회 전반에 걸쳐 매사에 안전의식의 생활화를 실천하는 일이다.

나는 괜찮겠지 하는 환상에서부터 깨어나라는 얘기다.

WHO 안전도시라는 의미 역시 민관 모두가 안전을 위해 지속적이고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도시를 말한다.

현대 사회에 주민의 안전을 담보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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