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8명은 골병, 산재 처리 어려워
업무 상 사고 자비로 해결, 성희롱도 당해

매일노동뉴스/ 김미영기자

아프거나 기력이 없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는 가정도우미 노동자들은 스스로의 건강은 얼마나 챙기고 있을까?
한국노총과 한양대의료원 산업의학과가 공동으로 서울시 산하 25개 구청 소속 308명의 가정도우미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실태조사 결과를 보자. 이들의 평균 연령은 만 52세로 이미 건강에 유의해야할 계층이다. 건강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근육통(40.3%), 관절통(36.0%), 염좌(17.5%) 등 근골격계 증상이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다.
가정도우미 노동자들은 시각장애인이나 고령자와 함께 이동하다보니 팔과 어깨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는 경우가 많고, 장애인 목욕수발 시에도 상당한 무게를 감당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동거리가 길어 무릎에도 무리가 가고, 수혜자의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보니 빨래나 설거지를 할 때 오랫동안 허리를 숙이고 있거나 쭈그리고 앉아 있어야 하는 어려움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도 10명 중 8명은 근골격계 증상과 관련해 치료를 받았으며, 어깨(40.9%)와 등(44.8%) 부위에서 증상호소율이 높았다.<그래프 참조> 응답자 가운데 3%를 제외한 97%는 이러한 증상과 업무와의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다.
하루에도 서너 집 설거지와 빨래, 청소 등을 해치워야하는 이들은 가려움증(11.7%), 발진(4.2%), 피부감염증(3.9%) 등 필부질환을 호소하고 있는데 한양대의료원 산업의학과에서 내려진 진단명은 알레르기, 접촉성피부염, 주부습진 등이다.
협심증이나 갱년기증상으로 가슴두근거림(17.5%), 흉통(3.9%) 등도 나타나고 있으며 인후통(11.7%) 등 호흡기질환자도 적지 않았다. 10명 중 1명 꼴로 고혈압도 가지고 있다고 응답해 성인병에도 노출되어 있다.
이밖에 35.1%가 만성피로를 20.1%가 두통, 14.3% 불면증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절반 이상이 업무 중 사고 경험

업무상 사고도 매우 심각한 편이다. 응답자 절반 이상(52.3%)은 업무 중에 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수혜자가 키우는 개에게 물린 것에서부터 수혜자인 치매할머니가 싸놓은 똥에 미끌어지는 사고에 이르기까지 사고내용도 천차만별이다. 이 가운데 넘어져서 무릎이나 발목, 손목이 골절되는 경우와 교통사고가 가장 흔하게 발생했다.
그러나 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 가운데 40.3%는 자비로 치료를 한 것으로 나타나 산재보험 등으로부터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에서 치료해주었다는 응답은 10.1%에 그쳤다.

성희롱도 다반사, 감정노동 강도 높아

남성 수혜자로부터 성희롱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응답자 36%가 성희롱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0명 중 1명은 매주 한번꼴로 성적인 언어로 모욕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심각하게는 주 평균 10회 이상 성희롱을 경험하고 있다는 응답도 있었다.
수혜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로 인한 감정노동의 정도도 심각한 편이다. 가정도우미 노동자 상당수가 수혜자의 욕설과 의심, 무시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으며 소속된 시나 구청에서 수혜자 집에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하거나 수혜자에게 도장을 찍어 와야 하는 등의 관리자의 감시도 스트레스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2007년09월28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