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빈곤층 130만…일자리 못구해 가난서 ‘허우적’
[동아일보]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으면서도 적절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로빈곤층(Working Poor)이 130여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 근로빈곤층의 상당수는 정부에서 최저생계비를 지원받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에 포함되지도 않아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빈곤층은 소득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이기도 해 안정적 일자리 제공과 소득지원 등 종합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재정경제부, 보건복지부, 대통령자문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등에 따르면 한국의 근로빈곤층 규모는 지난해 말 132만 명 정도로 추산되지만 이들 중 기초생활수급자는 30만 명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는 소득이 있는 부양가족과 일정 수준의 재산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에서 제외돼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근로빈곤층 132만 명이 △취업자 45만 명 △실업자 11만 명 △비(非)경제활동 인구 76만 명으로 이뤄졌다고 추산하고 있다.
근로빈곤층 가운데 비경제활동 인구가 많은 것은 이들이 ‘취업’과 ‘실직’을 반복하는 임시직이거나 일용직이어서 공식 실업률 통계에 제대로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임시직에 주로 종사하는 근로빈곤층의 상당수는 노동시장이 좋지 않을 때에는 아예 구직활동을 포기하면서 비경제활동 인구로 분류된다.
근로빈곤층은 취업자와 실업자, 비경제활동 인구로 수시로 바뀌면서 그만큼 불안정한 생계를 이어 가고 있다.
외환위기의 충격에서는 벗어났지만 근로빈곤층의 증가로 빈곤계층은 감소하지 않고 있다.
도시근로자 가구 기준으로 절대빈곤율(전체 가구 중 소득이 최저생계비 기준 이하 가구의 비율)은 1997년 3.93%에서 외환위기 후인 1998년 8.16%, 1999년 9.35%까지 높아졌다.
절대빈곤율은 2000년 7.61%, 2001년 6.50%, 2002년 5.21%로 낮아지다가 2003년에는 6.13%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근로빈곤층의 취업률은 34%로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가구의 평균 62%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