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선 대체 투입, 대형사고 우려”
대체 선박, 바닷길 몰라 암초에 부딪혀…장시간 노동도 문제
매일노동뉴스 김학태 기자
광양항 예선지회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체 선박 투입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수해양수산지청과 운수노조에 따르면 노조 전면파업 이틀째인 지난 12일 대체 예인에 나선 비조합원 선박이 작업 도중 바닷속 암반에 부딪혀 선박 스크류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바닷길을 숙지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대체 예인선을 투입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항만을 오가는 대형선박은 컨테이너와 대형 유조선 등 종류에 따라서, 또 같은 종류의 물류를 운반하더라도 화주 업체에 따라 항로가 다르다는 게 노조 설명이다. 사고가 발생한 12일 대체 예인에 나선 비조합원 선박은 평소 GS-칼텍스 물량만을 전담해 온 예인선이다. 그런데 다른 종류의 대형선박을 평소 익숙치 않은 바닷길에서 예인작업을 하다가 암초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운수노조는 “평소 광양항에서 작업을 한 선박도 사고를 당하는데 이곳 바닷길을 전혀 모르는 타지역 선박들이 무리하게 대체투입되면 태안 기름유출 사고와 같은 대형사고가 언제 터질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대체 투입된 예인선 승무원들의 장시간 노동도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비조합원 선박 4척은 주야 쉼 없이 고된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업체와 관계기관의 성실교섭으로 조속히 타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소 여수-광양항에는 하루 평균 100여척의 선박이 드나들며, 총 29척의 예인선이 대형 선박의 입출항을 유도했다. 총 25척의 노조 소속 선박이 전면파업에 돌입하면서부터는 비조합원 선박 4척과 인근 지역 항만에서 지원을 받은 대체선박 7척을 포함해 11척이 대체 예인 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평소 29척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여수해양수산지청도 정시성을 필요로 하는 컨테이너 운반선에 대체선을 집중투입하고 나머지 유조선 등의 예인 작업에는 탄력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지청 비상대책반 관계자는 “대체 투입된 선박들이 항로에 적응해가고 있다”면서도 “노조가 스스로 지적했듯이 사고 우려가 현실화되기 전에 정상업무에 복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