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영세업체 비정규직에 초점”
김유선 노사연 부소장 한국노총 토론회서
앞으로의 노동정책은 중소영세업체 비정규직 노동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부소장은 11일 오후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이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주최한 ‘차별을 넘어 연대로Ⅱ – 중소영세사업장 노동,복지와 개선방안’ 정책토론회 제1발제를 통해 “지금까지 노동정책은 대기업 정규직 중심이었으나 앞으로는 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비중 또한 증가하고 있는 중소영세업체 비정규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영세업체 비정규직에 노동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부소장의 발제에 대해 경희사이버대 엄규숙 교수가 토론하고 있다.
김 부소장은 발제에서 통계청과 노동부 등 정부의 공식 발간 자료를 사용해 분석한 결과 50인 미만 중소영세업체 종사자는 지난 10년 사이 743만명(전체 종사자의 60.7%)에서 1,012만명(69.3%)으로 269만명(8.6%)이 증가했고 500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211만명(17.2%)에서 127만명(8.7%)으로 84만명(8.5%) 감소하는 등 중소영세업체 일자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 비중 또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중소영세업체의 열악한 노동조건은 일차적으로 원청 대기업의 횡포에서 비롯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적정 수준의 하도급 단가를 보장하는 등 원?하청간의 불공정 거래를 개선하고 최저임금 개선, 산별교섭 등을 통해 중소영세업체 노동자들에게 적정수준의 임금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희사이버대 엄규숙 교수(사회복지학과)는 “중소영세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정책의 준거집단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면서도 “규모별 종사자 수에 대한 분석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임금 등 노동조건의 차이에 대한 분석이 보다 정교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2발제에 나선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권나현 연구원은 “대기업과 소규모 기업 노동자들의 임금격차는 대기업노동자가 지나치게 높은 임금을 받아서가 아니라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이 평균 105만원 가량의 낮은 임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저임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임금을 반영하는 사회보험제도 확충을 통한 복지수준의 향상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부천지역중소기업노조 김준영 위원장도 “현실에서는 제도 개선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며 “명예근로감독관 제도 실시, 비정규 영세사업장 조직화를 위한 지역일반노조 건설 지원, 노조 설립초기 해고 등을 방지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 마련과 사용자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높은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제도의 개선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상기 기자 (westar@labornews.co.kr)
ⓒ매일노동뉴스 2004.02.12 10:25:06